이것은 꾹꾹 짓이긴 채 외면당하다, 꽃잎의 간질거림에 참지 못하고 토해진 조금은 부끄러운 이야기. 기승전결 없이 이어지는, 어쩌면 길가에 굴러다니는 작은 돌과도 같은 고백. 들어줄 수 있어? 고마워. 여기까지 왔다면 이 다음도 읽어 주겠지? 더보기: 있잖아, 내가 평범하다는 걸 받아들이는 건 참 괴로운 일이야. 누구나 말하는 인생의 이력을 하나하나 밟아왔지...
'넘어지지 않는 법만 배우면 일어날 수 없다.'라는 말과, '내 자아를 이루는 이야기는 모두 허구다. 국가, 개인, 종교 등등, 이 모든 추상화 된 체계들은 무, 거짓이다. 이를 꿰뚫어 봐야 한다. 고통이 올 것이다. 겪어라. 그리고 나를 이루는, 내 속의 메커니즘에 집중할 때, 우린 휩쓸림을 멈춘다.'라는 관점(애초에 진리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, 여...
집 옆에 하천이 있는데, 그곳에서 마을 주민들이 운동을 한다. 걷고, 뛰고 얘기도 나누고. 길도 잘 조성되어 있어, 나 역시 동생과 그곳을 자주 찾는 편이다. 햇빛 쬐면서 천천히 걷다 정자에 잠깐 앉아 푸른 하늘 바라보면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다. 하지만 그놈의 코로나 때문에 원래부터 '아차' 하면 훅 지나가 버리는 봄,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게 생겼다....
1. 집으로 향하는 길. 공기는 새하얀 입김으로 날 감싼다. 뻣뻣한 몸으로 종종걸음을 치며 이날의 끝을 향해 나아간다. 마음은 괜스레 심란하다. 방금 전에 참으로 오싹한 자기 객관화를 한 뒤여서다. 스스로 한 건 아니고, 어떤 글을 봤는데, 그곳에서 지금까지의 내 인생은 '이미' 정의 내려진 후였다. 끝이 나진 않았지만, 그 과정의 종결에는 어떠한 희망도,...
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주연작. 반전 영화로도 유명하다. 솔직히 말해서, 중후반부까지는 내 취향이 아니었지만, 막판 '진실의 장소(등대)'에서 전 뒤집듯이 불호에서 호로 탈바꿈한 영화다. 언제 또 다르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요즘 정의내리고 있는 명작의 기준은 한 공간 또는 하나의 분위기와 같이 한정된 설정 안에서 인간의 희로애락을 최대치로 뽑아내면서도...
사람이 느낄 수 있는 고통은 여러 가지다. 크게는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고통으로 나뉠 수 있겠지만 요즘 느끼는 건 두 고통도 결국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 서로서로의 아픔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. 그중 정신에서 이뤄지는 번뇌가 육체에 미치는 것은 꽤 흥미로운 것으로서, 몇몇 내밀한 경우는 따로 다른 곳에서 다뤄보도록 하고자 한다. 이번 해의 첫 고통은 견뎌내...
1. 밤. 잠들기 직전의 몽롱한 상태. 이불 동굴 속에서 몸이 노곤하게 늘어질 때면 어디든 갈 수 있고, 무엇이든 될 수 있다. 무의식 속의 나는 자유롭다. 하지만 어제,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.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걸 인지했어야 했는데. 새벽에 잠이 깨 1시간을 내리 말똥한 정신으로 보낸 뒤, 한가지 진리를 터득했다. 잠 오지 않는 밤의 공상은, 과거의...
조엘 슈매커의 2004년 작 '오페라의 유령'은 내 인생영화 가운데에서 첫 번째로 꼽히는 작품이다. 가장 큰 이유는 시간에 있다. 이 영화는 내 어린 시절과 함께했다. 10번은 넘게 봤을 것이다. 화려한 색채감과 매력적인 인물들의 극적인 감정선은 날 사로잡았다. 그리고 음악은 들을 때마다 나를 위해 새로운 영감을 길어다 올렸다. 아주 대중적인 영화지만, 오...
길을 걷던 도중이었다. 몸은 조금씩 쳐지기 시작했다. 나는 미지의 무언가를 찾아 헤맸다. 더 고귀한, 더 높은, 더 낭만적인, 더 의미 있는 무언갈 찾고 있었다. 형체가 없는 것에서 형체를 찾고 싶었다.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. 내 갈망은, 그저 사소한 움직임으로 갈무리되는 도중이었다. 빨간불을 뒤로하고 바삐 걸어가는 사람들, 카메라에 자신의 찬란한 추억...
참 요상한 경험을 했다. 그땐 너무 무섭고 불안했는데, 몇 시간이나 지났다고 점점 미화되기 시작하는 듯하여,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놓는다. 발단은 와야 할 버스가 20분이 지났는데도 오지 않을 때 부터 였다. 이미 2대를 지나 보냈다는 데 난 버스의 'ㅂ'자도 보지 못 했다. 조금 막막했으나, 마음 한구석에선 이미 체념을 ...
1.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은 상대적이야. 혼자 있을 때는 그렇게 영원하던 순간이 너와 함께 있으니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어. 내 기분이 어땠는지, 어떤 표정을 지었는지, 뭘 어떻게 먹었는지 기억나지 않아. 꿈이라도 꾼 것처럼 흐릿할 뿐인걸. 얼떨떨하다. 이거 괜찮은 거 맞지? 내 온 영혼을 온전히 너에게 바쳤어. 이제서야 겨우 되돌려 받았네. 내일도 이 시간...
날 이해하기도 쉽지 않은데 남을 이해하는 건 더더욱 어렵다. 조금씩 경험해 나가며 느끼는 것인데, 절대적 잣대란 있을 수 없다. 온갖 생명체들이 바글거리는 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규칙, 암묵적 룰이 있을 뿐. 멀리서 보면 '인간'이라는 한 종에 묶이는 우리지만 각자 떼어놓고 보면 얼마나 다른지, 놀라울 따름이다. 나는 타인과 함께 지낼 때 '감정선'을 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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